아름다운 건 선하지는 않지만 옳다? - 아름다움의 과학, 룩스LOOKS,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여러 권의 이야기

 외모란 참 이기적인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공평한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적용됩니다. 보면서 얼굴도 이쁘고 집안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까지 착한 사람을 보면, 세상에 나는 공부 하나로도 벅차 죽어서 성격도 버리고 외모는 '너희는 못 생겼으니 웃어야해'라는 말을 유머로만으로 생각하고 웃을 수도 없고 집안은 내가 선택할 수도 없었던 거니 어쩔 수 없다면서 괴로워합니다. 자, 여기서 '얼굴','집안','공부','성격'이라는 네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과연 제가 가장 분해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물론, 글의 제목을 보면 그 정답이 '얼굴'이라는 걸 알지만, 얼굴을 빼놓고 다시 말을 적도록 하죠. 집안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까지 좋은 사람을 보면, 저는 공부만 하다가 성격도 버리고 집안은 뭐 선택할 수도 없는 거고, 참 억울한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어떤 느낌이죠? 뭔가 그 억울함과 분함과 짜증남과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시기감이 빠져버린 느낌입니다. 이만큼 외모는 정말 어쩔 수 없지만, 가진 자를 시기할 수 밖에 없는 대상입니다. 그런 외모에 관한 두 책을 읽으면서, 참 공부할 맛이 났다가도 공부해봤자 예쁜 애들은 적어지지만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참담함에 다시 직면하고는 하는 걸 반복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아름다움의 과학
울리히 렌츠 저/박승재 역 | 프로네시스 | 2008년 03월
 표지의 인형의 얼굴은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보통 '아름답다'라고 칭해지는 부류에 들어갑니다. 과장되게 큰 눈과 작지만 앙증맞은 코, 그리고 붉은 입술. 도대체 이 표지가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까지는 몰라도, 이 책이 이 인형의 재질이나 제조과정, 가격 형성 같은 어쩌면 인형 자체의 이야기보다는 단순히 눈에 딱 보이는 외모를 이야기 하는 것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왜 일까요? 제목이 '아름다움의 과학'이라서요?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이 '인형의 과학'이라고 해도 저 인형의 외모를 무시하고 책을 잡았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왜냐면 눈이 있고 그 눈이 제 기능을 하는 사람이라면 사람의 외모를 알아봅니다. 비록, 저 표지가 인형이라도요. 결국 그래서 저도 저 책의 제목이 아닌 표지를 보고 책을 잡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 책이 이야기하는 걸 알면서도! 결국 책을 펼쳐서는 대강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확실히 해줍니다. '예쁜 건 착한거다'라는 것이죠. 아니, 정확히는 '예쁜 건 착한 건 아니다'라는 말도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예뻐서 손해보는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가장 재밌는 건 그거죠. 요새는 고치면, 후세에서 티가 난다지만, 만약 고치지 않고 예쁜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예쁜 사람이 부자인 사람과 결혼할 사람은 예쁘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더 높다는 건 누구나 알고 누구나 인정하는 겁니다. 그래서, 예쁜 사람과 돈이 있는 사람이 결혼한다고 합시다. 그리고 여기서 돈이 사회적 계층의 척도라고 하면, 그 자녀는 돈도 있고 얼굴이 예쁜 사람이 태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자, 이게 반복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자녀는 예쁠 확률이 예쁘지 않은 사람들끼리에서 태어난 자녀들보다 훨씬 높게 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예쁘지 않은 사람들이 '돌연변이 만세!'라고 외칠 확률보다는 예쁜 사람들끼리 '역시 유전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라고 말할 확률이 높다는 거죠.

 저 이야기가 책에 실려있습니다. 물론, 제가 표현한 대로는 아니지만, 본 이야기는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예쁘면 사회의 높은 계층을 차지하거나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이 책을 읽고는 '제길, 공부 밖에 길이 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공부했냐고 물으신다면 나름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대답하겠습니다.

 

 

룩스 LOOKS
고든 팻쩌 저 | 한스미디어 | 2009년 09월

 결론! 당신이 아름답다면 당신은 선량한 시민을 강간죄로 기소할 수도 있고, 범죄에 연류되어도 낮은 형벌을 받을 수 있으며, 부와 당신의 외모를 교환할 수도 있으며, 외모가 직접적 영향력을 끼치지 않는 분야에서도 관심과 기대로 앞선 출발점에 설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고는 조금 웃겼지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예뻤다면 서울대에 갔을까?' 분명 헛소리기는 한데, 그 정도로 씁쓸했습니다. '아름다움의 과학'은 그나마 책이라고 읽기 시작하게 만들었다면,('나는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여자보다 책에 집중하는 모습이 더 나아!'라는 나름의 소심한 반항이었습니다만) 이 책은 그냥 가서 눈이라도 째면 나아지려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병원은 아프지도 않은데 가는 건 진짜 무서워해서 생각만하고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을 겁니다. 어쨌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제 성격에 예뻤으면 공부를 안했겠지만, 심지어 이 책에서는 얼굴이 뛰어나면 덜 혼날 수 있고 좀 더 기대를 받는다고 되어있습니다. 외국책이라고 해도 참 씁쓸합니다. 왜냐면, 국내라고 별로 다를 게 없어보이거든요. 비록 농담으로 제가 공부를 잘 하게 생긴 얼굴이라고 말하지만, 절대로 참하게 생긴 쪽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아는 겁니다.

 그나마 이 책에서는 외모지상주의에 견디는 방법이 마지막 장에 실려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 자신이 가져야할 것이 외모로 인해 위협을 받거나 외모 탓에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식입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얼굴이 잘난 적이 없어서 얼굴이 잘난 사람은 그 나름대로의 압박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언제나 찌그러져 있는 거니까요. 그나마 스스로 위로하는 건, 직장에서 실수 했을 때, 가장 심하게 혼나는 사람이 예쁜 여자랍니다. 그래, 그럴 때라도 혼나달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덜 혼나는 게 잘생긴 남자라는 걸 보면서, 넌 여자들도 좋아하고 직장에서도 우호적이라서 어쩌냐라는 생각이 듭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저 | 예담 | 2009년 07월
 친구에게 저 표지에 관한 설에 대해 설명해서 소설 내용을 착각하게 만들어서 낚게한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입니다. 저 표지의 그림에 관한 가설이 하나 있는데, 가설이라는 걸 알아두세요. 원래 벨라스케(표지의 그림, 라스메니아스(시녀들))가 공주를 너무 좋아해서 공주를 귀엽게 그린 그림들이 몇 점 있는데, 사실 그 공주가 매우 못 생겼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매번 공주를 그릴 때마다 진짜 인형처럼 그려놨죠. 저기 소설에서 보이는 부분의 왼쪽에도 매우 예쁜 여자아이가 있을 겁니다. 보통은 그 여자아이를 공주라고 하고, 그 주변을 시녀들이라고 하죠. 근데, 사실은 당시 왕족들의 근친상간이 심해서 공주는 꽤나 못 생긴 축에 속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벨라스케의 공주에 대한 애정으로 그림에는 차마 그런 모습을 담을 수 없었던 거지요. 그런데, 이번 시녀들 그림에서는 원래 공주 초상화에서 그리던 모습을 그려놓았지만, 그 옆에 매우 못 생긴 시녀를 하나 그렸는데, 실제로는 그 시녀가 공주의 원래 모습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가설일 뿐이니, 재미난 이야기 정도로만 알아두세요. 문제는 이 이야기를 했다가, 이 소설이 그 시대의 이야기인 줄 알고 읽게 만든 본의 아닌 낚시를 했었지만요.

 자, 이제 표지에 관한 이야기조차도 이 소설의 주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재 정도는 알 수 있을 겁니다. 네, 이 글의 주제인 '외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 남자가 아름답지 않은, 오히려 추한 쪽에 속하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부딪히는 것은 주변에서의 만류가 아니라 여자의 자격지심입니다. 근데, 그런 걸 정말 자신감이 넘치는 분이 아니라면 이해를 하게 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저는 그랬습니다. 결국, 극적인 슬픔이 있거나 한 것이 아님에도 그녀의 말 한마디에 살짝 울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그녀가 아무리 못났어도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다는 내용에서 입니다. 참 사람이라는 게, 사람을 봐야한다지만, 그게 겉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안을 보기에는 너무 힘듭니다.

 그나마 이 이야기는 그녀가 사랑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치유되는 듯 하나, 중간중간 드러나 그녀의 말에 도대체 외모가 뭐길래 그렇게 사람이 상처를 입어야했는지, 그리고 단순히 그녀만이 상처를 받은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왜 그녀의 상처에 공감할 수 없는지, 괴로움을 이중시켜 과연 이게 치유인지는 모르게 만듭니다.

 다행이도, 이 책은 어떻게 보면은 그녀를 붙잡고 끝이 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소설에 관해서 미리 말해서 재미를 떨어트리는 것이니 더 말하지 않겠지만, 어디엔가는 그래도, 아무리 외모가 차별적요소라도, 이런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줍니다. 아직까지 작가분도, 그런 상황에서 정말 사랑할 지는 모르겠다고 했지만요.

 

 

 외모에 관련된 세 책에 대해 뭔가 주저리 써보았습니다. 밑에 두 영화는 제가 아는 '외모'에 관련된 영화입니다. 하나는 개봉을 했고, 하나는 개봉 예정작입니다. 아쉽게도 두 영화다 보지를 못 했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위의 세 책이나 밑의 두 영화나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 나옵니다만 더 많은 책과 영화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사람이건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건 '아름다운 건 옳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매우 적은 수지만, 그렇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서 '아름다운 건 옳지 않다'라는 생각이 아닌, '아름다운 건 옳다?'라고 온점(.)을 물음표(?)로 바꿀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신석기 블루스

한국 | 코미디 | 15세이상관람가
2004년 제작 | 2004년 12월 개봉
출연 : 이성재,이종혁,김현주

내눈에 콩깍지

한국 | 로맨스,코미디 | 12세이상관람가
2009년 제작 | 2009년 11월 개봉
출연 : 강지환,이지아

 

 

++ 최근에 '블라인드'가 개봉하지만, 동명의 영화 역시도 외모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얀 눈이 이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