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플라밍고의 가을 - 담담해보이지만 어딘가 달라 -한 권의 이야기

[도서]크레이지 플라밍고의 가을

요시미 아코 저/후지모토 미유키 그림
디앤씨미디어(D&C미디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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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꽤 오래 전으로 갑니다. 당시에 막 시드노벨과 L노벨이 만들어졌던 때로 기억합니다. 그 때, '크레이지 캥거루의 여름'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일반적으로 라이트노벨은 읽는 거라고는 키노의 여행 말고는 취향에 안 맞아해서 손을 떼고 있다가(대게가 애니메이션 기반의 소설들이 많고 그런 소설들이 라이트노벨로 유명했던 탓도 있겠습니다만, 라이트노벨에 대해서는 잘 아는 편이 아니니까, 라이트노벨에 대한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마음에 들어했던 게 '크레이지 캥거루의 여름'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사실상 그렇게 잘 팔렸냐고 물어보면 좀 그렇습니다. 오히려 애니메이션 기반도 아니었고, 성장 소설에 꽂혀있는게 더 어울릴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속작(정확히는 스핀오프라고 후기에 표현되었네요)으로 이 책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크레이지 캥거루의 여름'에서 일본의 문화에 대한 주석들을 읽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었고, 재밌게 읽은 것 같은데도 왜 이리 모르겠냐는 느낌이 들어서 이 소설을 잡는데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행사하는 걸 보고, 배송비 무료 쿠폰까지 써가면서 이 책을 샀습니다.

 자 이 책을 샀으니까, 이제 평화롭게 잘 읽었으면 상관없었을텐데, 또 이 책은 읽다가 저의 암기력 한계때문에 또 책장을 덮게 됩니다. 바로 일본어 이름들을 외울 수 없고, 알아볼 수 없기때문입니다. 심지어 주인공의 어머니 이름과 친구의 이름을 헷갈려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본어 이름은 '성'과 '이름'을 둘 다 쓰기때문에 더 헷갈렸습니다. 또한, 이전 책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나와서 반갑기도 했지만, 이전 책을 읽은지도 꽤 되어서 또 인물이 떠오르지도 않고, 사촌이라서 '성'은 같고 '이름'은 다른 경우가 있어서 또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탓에 이 책을 읽다가 덮어뒀습니다. 또 이 책이 개강하는 동안은 저랑은 떨어져있어서 읽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월 동안 책을 완전히 놓고 있었는데, 반 정도가 남은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어 이름따위 어차피 외우지 말고 인물과 함께 걔가 걔고 갸는 갸네! 그런 식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되면 좀 더 쉽게 넘어갑니다. 왜냐면 성격상 많이 겹쳐지는 캐릭터는 없기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학교 생활이다보니까 인물자체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인물이 넘쳐나다 보니까 사건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건들에 휩쓸리면서도 꽤나 주인공 하루는 담담합니다. 누가 보면 '뭐 이런애가 있나?' 싶기도 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그랬지, 다 귀찮아했지'라는 공감점도 보이는 인물입니다. 이런 인물의 사춘기에 해당하는 이 중학교 1학년은 뭔가 다릅니다. 다 귀찮아하면서 이상하게 다 하는 묘한 인물입니다. 심지어 전혀 생각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가 튀어나와서 당황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둔하다고 나오는 주인공보다 더 둔한 건지, 막판에 다 터지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건 도대체 뭔지. 오히려 주인공보다 더 둔하게 모든 것을 못 알아채고 이야기들과 주인공과 인물들의 뒤를 밟고만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도 그 때의 감성이나 그런 걸 많이 까먹어버렸기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주인공이 겪었던 중학교 시절은 기억에 없기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누구랑 엮이거나 특별히 고민하면서 산 기억도 별로 없고, 짝사랑에 부딪혀서 깨진 적도 없고. 그렇기때문에 누군가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저는 남의 이야기보듯이 읽었습니다. 약간 슬픈 거네요, 그건.

 이 책을 읽으면서 또 아쉬웠던 것은 책에 나오는 노래에 대한 지식이 제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나누는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면, 그들이 하는 이야기와 느낌을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노래를 찾아볼 정도로 성실하지는 않았기에 문제네요. 만약 좀 더 재미나게 읽고 싶으신 분은 책 뒤쪽을 먼저 보시면 수록된 노래들의 제목이 있습니다. 미리 구해서 들으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가출 한 번 해본 적이 없고, 중학교 때 미친 짓이라고 할 만한 것도 해본 게 없고, 그렇다고 학급 위원을 해본 기억이 없는 평범이라는 범주에도 안 들어가는 뭔가 중학교 시절이 없는 것처럼 기억에 안 나는 사람에게는 약간 이 책이 슬프게 다가옵니다. 분명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일텐데, 이상하게 내 기억에는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것 같아서. 그렇지만 주인공 속 중학교 이야기를 살짝 훔쳐 읽는 것도 공감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책 읽기가 될 수 있겠죠, 그 덕분인지 간만에 책을 다 읽어서 이렇게 리뷰를 쓰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