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책 내용 메모

전체 응답자의 약 88%가 말기 암이라는 사실에 대해 본인이 정확히 알기를 희망했고, 그중 과반수가 진단 즉시 알려주기를 원했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죽음을 맞기 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주변을 정리하는 등 삶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존엄사가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 대해 무의미한 연명 조치에 해당하는 의료 행위(인공호흡 장치 등)를 중단해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하면서 자연적으로 죽음을 맞도록 하는 것이라면, 안락사는 자연적인 죽음이 아니라 어떤 인위적 행위(약물 등)에 의한 죽음이라는 점에서 존엄사와 다르다. 이러한 안락사와 존엄사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최근 의학계에서는 존엄사라는 명칭을 ‘무의미한 연명 치료 중단’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노래 교실을 진행하는 김영 씨는 2년 넘게 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처음엔 다 죽어가는 환자에게 무슨 노래냐, 내 가족이 병원에 누워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는데 흥겹게 노래나 부르라는 거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그는 “할머니 앞에서 노래를 불러 드린 손자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도 그 기억을 평생 잊지 못한다”라며 설득했다고 한다. 그 후부터는 환자뿐 아니라 환자를 돌보다 우울증이 생긴 보호자,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웃으며 활동하는 봉사자, 마지막 가는 길에 손자와 손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할머니 등 모두에게 이 노래 교실은 잠시의 괴로움을 잊고 다시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호스피스의 역할은 삼각형의 모서리처럼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이루어지는데, 한 면은 의료적인 접근, 또 다른 면은 사회적인 돌봄, 마지막 면은 영적 돌봄이다. 이 세 측면이 균형을 이뤄야 제대로 된 호스피스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암 전문 병원 MD앤더슨에서 종신 교수로 있는 김의신 박사는 미국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마지막 작별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우리처럼 한이 맺혀 통곡하거나 애통해하며 정신없이 쓰러지지 않고, 서로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만나요”라고 하며 볼에 뽀뽀하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


자필로 작성한 개인의 유언장은 별도의 공증 없이도 법적인 효력을 가지는데 민법 제1066조에 따라 유언자가 직접 쓴 다섯 가지 필수 요건, 즉 내용, 날짜, 주소, 성명, 날인이 모두 포함돼 있어야 효력을 인정받는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토머스 홈스 박사가 개발한 ‘스트레스 진단표’에 따르면, 인간이 겪는 수많은 일 중에서 스트레스 강도가 가장 높은 사건은 바로 ‘배우자의 사망’이다. 우리가 살면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최고 100점으로 봤을 때 사별로 인한 스트레스는 100점 만점에 이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충분히 슬퍼하지도 못했는데 산사람은 살아야 한다며 빨리 잊기를 종용하는 말은 슬픔에 빠진 유족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슬픔을 빨리 잊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고인의 유품을 대신 정리해준다거나 이사를 권하는 것도 오히려 해가 되며, 스스로 고인에 대해 정리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