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나이 먹기 직전 12월 말에 읽는 이 책 -한 권의 이야기

[도서]나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설희 저
허밍버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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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기 직전 12월 말에 읽는 이 책



 이 책을 알게 된 건 네이버에서 출간 전 연재를 통해서다. (링크 http://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237970&memberNo=2931549&prevVolumeNo=5616841 ) 막돼먹은 영애씨를 본 적 없지만, 글이 재밌고 그에 어울리는 삽화들 덕에 이 책에 끌렸다.
 애석히도 이 책에는 나이를 먹고 성숙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정신 차리니 어느새 이 나이까지 먹어버린 어른애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쩔 수 없이 사회의 요구에 따라 나잇값을 해야 하는데, 마음은 도통 그러고 싶지 않은 거다. 거기에 결혼을 포기한 적은 없고, 그저 어쩌다 보니 안 했을 뿐인데, 엄마마저 결혼을 포기해버린 상황에서 오는 당혹감과 절망감은 웃기지만 슬픈 울분으로 터져 나오지만 그 모습이 이상하게 웃기다.
 대부분 글이 나이 먹음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상황에 그러고 싶지 않다는 짜증과 한탄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물론 일부의 글은 어른이 되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일(장례식장에 자주 가게 되거나, 같이 지냈던 반려견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의 괴로움도 담겨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나이 먹어서 짜증 나는 일도 많지만 내 나름대로 살아가련다'라는 저자의 가치관과 슬프거나 무거울 상황을 웃기게 표현해주는 저자의 글솜씨가 어우러져서 연말에 가볍게 읽기 좋았다. 어쩔 수 없이 한 살 먹게 되고, 최근에는 나이 공격도 당했지만, 나도 좀 유쾌하게 아직 내 정신이 안 자란 건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하고 나아가려 한다.


< 책을 읽으며 메모한 내용 >
"나도 찾고 싶다......."
의아한 내가 물었다.
"뭐? 술 마시다 뭐 잃어버렸어?"
"젊음이요......
잃어버린 제 젊음을 다시 되찾고 싶네요."
- 23쪽

그렇게 쉽게 리셋되는 게임 같은 인생이라면 가슴에 담을 추억 하나 없겠지. 돌이킬 수 없고, 힘들지만 상처 있는 삶이 그래서 소중한 이유다. 아픈만큼 성숙해질 수 있으니까.
- 99쪽


세종대왕도 비만이지만, 그의 업적은 어마어마하다.
뚱뚱하다고 자기 관리 못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알겠냐, 이것들아!
- 119쪽

고치를 뚫고 나오는 게 모두 아름다운 나비는 아니다.
그렇다고 경박한 날갯짓으로 파닥이며 날아가는 나방의 삶을 그 누가 손가락질할 자격이 있을까?
- 1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