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 안 그러던 사람이 착해지면 무섭습니다! -한 권의 이야기

[eBook]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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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던 사람이 착해지면 무섭습니다!

  애석히도 이 작가의 '100세 노인'이나 '까막눈'은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신간으로 나온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읽은 소감은. 음. 별 생각없이 막 읽게 되는 종류지만, 과연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을 생각은 안 든다는 거.

 우선 굉장히 스토리 진행이 빠르다. 묘사따위는 필요할 때 외에는 튀어나오지도 않는다. 뭔가 숨겨진 분위기나 비밀같은 거 없다. 곧바로 다 까발리고 곧바로 다 면전에 말해준다. 이 인물이 왜 이따위인지에 대해서 우회적으로 인물의 행동이나 반응을 보여주기보다 이 인물은 이딴 인물이다라는 걸 그냥 말한다. 그래서 읽는데 그리 힘들지 않다. 쓸데없는 묘사나 괜히 분위기 연출을 던져버리고 스토리가 마구 달려나가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스토리가 참으로 엉뚱하지만 흥미로운 방향으로 달려간다. 폭력을 일삼던 킬러는 철저히 교육된 목사가 내던진 성경의 이야기에 감화되어서 호산나를 외치면서 번 돈을 기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교주가 되어서 돈을 또 쓸어모으지만!

 대체 어디로 튈 지 모를 스토리지만, 결론은 사람이 갑자기 착하져서는 폭주하는 스토리다. 그리고 마무리 역시 그러하다. 지지부진한 삶을 뒤집어보자고 킬러 안데르스를 이용한 두 주인공마저 그리 되니까.

 나는 종교가 없고, 하느님이나 성경의 가치를 순수하게 믿는 사람도 아닌지라 이 책에 나오는 걸 재미나게 읽었다. 다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빠른 속도로 달렸지만, 묘하게 손에 쥔 것없이 책을 마무리한 느낌이었다. 물론 즐거우면 다 일 수도 있지만, 취향을 완전히 사로잡을 정도로 재미나지 않았다. 또한 따뜻하고 유쾌한 마무리지만, 그 과정에 인물의 변화와 행동이 딱히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재미가 없진 않지만, 적극적으로 추천하기엔 조금 아쉬운 책이었다. 이 작가의 책이 워낙 영화화도 되고 베스트셀러로도 많이 접해서 내 기대가 컸던 게 가장 문제였겠지만. 그래도 중간에 사람 이름을 요나스 요나손 같이 이상하게 지으면 안 된다는 자학 개그는 좀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