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파수꾼 - 이어서 읽었지만 아쉬움만 가득한 책 -한 권의 이야기

[eBook]파수꾼

하퍼 리 저/공진호 역
열린책들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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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읽었지만 아쉬움만 가득한 책



 앵무새 죽이기를 다 읽고 나서 잡은 책이다. 곧바로 이어 읽었다.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이 큰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었다가 의아했다. 주인공이 받은 충격을 독자에게도 주려는 심상인지, 정신적 지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서있었다. 게다가 믿었던 사람도 악마의 계교에 가까운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이런 충격을 주는 것때문에 이 소설에 아쉬운 건 아니다. 내가 아쉬운 점은 대체 그걸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거다.
 이 소설을 앵무새 죽이기와 다른 소설로 보기에는 나오는 인물과 배경이 너무나도 동일하다. 일부분 다른 점들이 있다. 앵무새 죽이기의 법정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법정의 결말은 절망을 안겨다주며 인종에 대한 편견의 민낯을 보여줬지만, 여기서는 인종차별을 극복한 사례로 나온다. 게다가 글을 다 읽고 번역가의 말을 읽으면, 작가가 이 소설과 앵무새 죽이기는 다른 소설로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게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그래, 그렇다고 치려고 노력해보았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마지막의 주인공이 아버지와 그리고 삼촌(따지자면 작은 아버지지만)과 나누는 대화가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난독증인가 의심도 되었다. 어차피 모든 글을 한 번에 이해할 정도로 뛰어난 인간이 아니라고 가정하고 글을 읽어나가도 모르겠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건 뺨을 맞고 주인공이 그나마 흥분을 가라앉혔다는 것 뿐이다.
 이 소설이 비록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화합해나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추측을 한다.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에는 대체 화합을 어떻게 한 건지, 대체 주인공이 가진 배신감을 어떻게 승화시켰는지가 이해가 안 간다. 여전히 주인공과 삼촌의 대화를 곱씹어보지만 모르겠다.
 그게 가장 아쉬운 점이다. 배신감에 떨며 아버지와 싸우고, 삼촌과 대화를 나누는 외의 사건이 있는가. 없다고 본다. 그런데 극복했다. 그렇다면 그 대화들을 이해하지 않으면 극복 방안을 알 수 없다는 거다. 하지만 나는 둘의 대화를 열심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온갖 곳에 따오는 말들을 알아들으려고 책장이 넘어갔다 돌아왔다하는 수고를 하면서 주석들을 일일히 눌러가며 읽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내가 모자란 것으로 생각해야겠다. 이 책에 대한 아쉬움이란 나같은 모자란 독자는 후반의 대화를 이해할 수 없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앵무새 죽이기의 어린 아이가 큰 만큼 파수꾼의 독자도 클 거라 예상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