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선택한 이유
솔직하게 말하자. 나는 이 책을 서점에서 보고 훑어보다가 목차에 '예쁜 것들은 좀 닥쳐줄래'라는 목차에 끌렸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이 목차에 끌려서 이 책을 잡았다. 어른이라면 자신이 싫은 것이나 막연하게 싫어하는 것이나 어쨌든 감정적인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다가 곧바로 시원하게 그렇게 말하는 것에 끌려서 이 책을 잡았다.
- 아직 나는 어른이기 싫다
나는 어릴 때에도(교복을 입고 있던 시기를 말한다. 많은 사람이 '어른이 아니다'라고 보는 그 시기)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얼른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에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말했다. 나는 도통 어디서 배운 건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면 오히려 '할 일'과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탓에 오히려 애늙은이 같았지만,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는 통통 뒤는 글솜씨로 어쩌다가 시간이 자신에게 어른의 이름표를 붙였지만, 여전히 제멋대로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한다. 글자체가 솔직하고 과감하기때문에 친구와 수다를 떨듯이 읽을 수 있다. 이 책이 그렇다고 대놓고 어른따위라면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가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꿈도 많고 환상도 가득 가지고 있고, 여전히 아이돌 콘서트 장에서 열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어른치고는 철없는
책을 잡은 이유처럼 '예쁜 것들은 좀 닥쳐줄래'라고 말하고 싶은 철없는 모습도 책에 실려있다. 예쁜 사람은 그를 위해서 노력을 했을 거고, 배고픔과 싸운 다이어트 등을 했을 걸 알면서, 나는 시샘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그 예쁜 것들에 속하지 않으니까. 그렇지만 어른은 그래서는 안 된다. 상냥하게 예쁜 아이들을 보면서 예쁘다고 해줘야한다. 제엔장. 애석히도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는데, 나는 예쁘다는 인풋이 없어서인지 아웃풋이 안 나가는 사람이었다.
책에서 말하는 예쁜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의 연애사를 다루면서 말해진다. 그렇지만 저자는 자신의 지난 연애도 여전히 아끼고 앞으로의 연애도 아끼'려고 하는' 성숙해지고자하는 모습 탓에 여태껏 자학적 개그를 남발하며 혼자 하던 책과의 수다가 조금 어색해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아직 나는 철없지만 좀 더 나아질거야!'라는 식의 다짐이 종종 나오니까.
- 그래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비록 나는 한참 덜 떨어진 인간이고 책에서 저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 책은 여전히 자학 개그와 어른이지만 어쩌라는 거냐는 뻔뻔함이 같이 담겨서 즐겁게 읽기 좋은 책이다.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잔잔한 에세이와는 다른 맛을 느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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